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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슬픔에 잠긴 아니 유적지(1)
이성수목사/하늘샘교회
 
편집국   기사입력  2016/01/05 [15:46]
▲ 이성수목사/하늘샘교회     ©편집국
버스는 카르스를 지나 서둘러 ‘아니’유적지로 달려갔다. 벌써 어둠이 밀려온다. 거대한 성벽을 돌아 성안으로 들어간 순간 눈 앞에 펼쳐진 광할한 유적지는 우리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저 넓은 곳을 언제 다 돌아보나? 날은 춥고 해는 넘어가는데...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엉거주춤한다.
 
우선 단체사진부터 찍고 목표를 하나 정했다. 폐허 위에서 그나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아니대성당이다.
 
찬 공기가 뼈속까지 파고든다. 유적지는 온통 눈으로 뒤덮혀 있고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자리는 빙판이 되었다. 100m도 못가서 숨이 턱에 차오른다. 순례자들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얼굴이 창백해지기까지 한다. 고지대에서 찬공기 맞으며 미끄러지고 자빠지면서 걸어가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지?
 
아니대성당은 보기보다 꽤 멀었다. 나는 재빨리 달려가 먼저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아보았지만 길이 없다. 폐허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대성당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멀리서 볼때는 멀쩡해 보였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건물이 무너지지 않고 서있는 것만도 다행일 정도였다.
 
직사각형구조에 돔이 있고 내부는 기둥들을 중심으로 아치형으로 되어있었다. 돔이 있던 자리는 구멍이 크게 뚫려있다. 지진에 의해 돔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일행은 성당 뒤쪽에 서서 잠시 사진찍고 뒤돌아가기로 했다. 사방이 어두컴컴해졌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흑암이 밀려온다.
 
아니는 9-11세기까지 아르메니아왕국의 수도로 번창했다. 카프카즈의 폼페이로 불리워지는 아니는 1001개의 교회가 있을 만큼 기독교국가 아르메니아의 수도로서 크게 번영을 누렸던 도시였다. 가기크1세의 통치기인 989-1020까지 최고의 번영기를 누렸던 아니는 이후 점차로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가 1236년 이후 몽골군이 침략해 들어오면서 약탈을 당해 많은 사람들이 떠난다.
 
결정적으로는 1319년 일어난 대지진으로 인해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니유적지는 국제법상으로는 터키의 소유로 되어있지만 역사적, 문화적, 종교적으로 보면 아르메니아의 땅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다음호에 계속>
 
▲ 아니대성당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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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1/05 [15:46]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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